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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8월 [조선일보] 노재명의 일사일언 초고(2) 국악의 대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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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8월 [조선일보] 노재명의 일사일언 초고(2) 국악의 대중화
불과 반세기 전 국악은 분명 우리의 대중음악이었다. 그 시절엔 굳이 국악이라는 별칭으로 부르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왈 음악이라 하면 으레 판소리, 민요와 같은 우리의 노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허나 오늘날 국악은 어떤 존재가 되었는가? 이제 우리에겐 국악이 외국의 팝송보다도 낯선 것이 되어 버렸다.
일본의 식민지 문화 말살 정책, 그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것을 업신여긴 결과 아주 오랫동안 큰 문제 없이 전승되어 오던 국악은 20세기 극히 짧은 동안 급격하게 사라지고 쇠퇴하였다. 그 현상은 흡사 20세기 들어서 급속도로 파괴된 원시림과 같은 처지이고 어쩌면 우리뿐 아니라 지구 전체가 겪고 있는 지구촌 문화 획일화 과정 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
세계가 영어 문화권이 되면서 지구 도처에서 고유의 언어가 사라지고 그에 따른 전통문화도 점차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무엇이든 다양한 것이 공존하지 못하고 획일화된다는 것은 분명 자연스러운 균형을 잃은 좋지 않은 현상이고 각 나라 각 종족의 말과 음악이 지구상에서 차츰 자취를 감춘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어느 한 문화가 다 사라진 후 그것을 나중에 애석하게 생각하고 되살린다는 것은 파괴된 원시림을 원상 회복시키는 것보다, 멸종된 공룡을 살려내는 기적보다도 어쩌면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늘 구호처럼 목놓아 외치는 국악의 대중화! 어쩌면 가능한 일이 아닌지 모른다. 허나 지구가 내일 잘못된다 하더라도 차분히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마음이 없다면 이 세상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선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초등학교 조기 교육이 무엇보다도 꼭 이루어져야 한다. 국악을 가르칠 교사가 턱없이 모자라고 국가 예산과 사회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지만 조금씩이라도 행하지 않는다면 작은 열매라도 얻을 수 있겠는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2001년11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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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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