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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년간의 한국 음반 역사에서 단 하나의 판소리 명반을 꼽자면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그루지야 포도마을, 해변, 산간마을 곳곳에 숨은 민속음악 명인들이 무척 많은데 누군가 체계적으로 녹음 기록도 잘 안하고 외부로 다양하게 소개가 잘 안된다.
외국에서 공연 섭외를 하면 대체로 무대화 된 그루지야 간판 스타 위주로 추천되는 경향이 있다.
차를 배에 실어 섬에 들어가 한달간 골목마다 탐방하여 향토음악 명인을 찾은 적이 있다.
학자들 의견, 책 기록, 육지에 소문으로 알려져 있는 그 곳 민속음악의 스타 명인과 실제 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인정하는 실력자 명인은 사뭇 달랐다.
동편제 거장 박봉술 명창!
국악인 사이에선 당대 판소리계 왕으로까지 극찬받았지만 대중한테는 그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선배 박록주 명창이 문화재관리국을 찾아가 시위를 한 적이 있다.
박봉술 같은 명창이 인간문화재가 돼야 한다며..
결국 됐다.
이동백·송만갑 명창은 실력과 대중 인기를 두루 갖춘 대가였다.
그런 거장들이 가신(歌神)·가선(歌仙)이라 한 명창이 있었다.
대중적이지 않은 정통 동편제로, 알아주는 이한테만 소리했고 홀연히 나타났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곤 했다.
음반도 안남기고 떠난 박기홍.
수 백년의 판소리 역사, 117년간의 한국 음반 역사에서 단 하나의 판소리 명반을 꼽자면 박록주가 스승 박기홍한테 배워 녹음한 단가 <대관강산>을 들고 싶다.
이 3분 15초짜리 소리만으로도 박기홍이 얼마나 위대한 명창이었는지 그 기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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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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