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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 인간문화재 이일주 명창 팔순 기념 축시 -
이어달리기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산 중턱 계곡을 따라 달리기가 시작되었다.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뛰고 뒤를 이어 달렸다.
왜 달려야 하는 건지 이해가 안되고 창피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숙명처럼 쉼 없이 달렸다.
피땀 흘려 달리다 보니 재미진 구석이 있었다.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계곡의 큰 바위도 뚫고 지나 왔다.
그렇게 달려온 팔십년. 산중 절경이 되었다.
이제 그 뒤를 이어 뛰는 조카, 제자들이 있다.
지구촌 이 산중에서 펼쳐진 이어달리기.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팔십년 세월을 바쳐 가꾸어 주신 아름다운 산.
드넓은 우주에서 같은 시대, 한 땅을 밟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
고맙고 꿈만 같다.
* 이는 2014년 3월 30일(일요일) 낮 12시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3가 26-5 전주코아리베라호텔 대연회장, 판소리 인간문화재 이일주 명창 팔순 잔치에서 낭송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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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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