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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국가 기관들의 외래어 남용 문제, 고질적인 비매품 제작 문제, 전문성이 결여된 무성의한 국책 사업 음반 제조 문제를 종합으로 잘 보여주는 대표 음반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신보(2010년)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국악 음반자료 관리번호 MIDVD-0316~0317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대한민국·브루나이·캄보디아·라오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전통악기 52종이 만들어내는 세계 최초의 하모니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아리랑국제방송 제작 DYC-ANF-0007-DVD~DYC-ANF-0008-DVD(2DVD), 2010년 비매품 한정판 제작. 2009년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결성 과정, 연습 장면, 공연 실황 수록.
몇 년 전부터 국악 관련 국가 기관들 사이에서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 워크숍’, ‘전통예술 아카이브’, ‘e-국악아카데미 웹마스터’, ‘21C 한국 음악 프로젝트’와 같이 외래어 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본 음반의 악단 이름도 그런 국악계 외래어 남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본 음반의 악단이 국제적으로 ‘ASEAN-Korea Traditional Orchestra’라고 하였다면 한국말로 표기할 때는 한국어답게 좀 제대로 번역을 하던지 완전히 한국말도 아닌 상당 부분을 외래어로 표현한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라는 엉거주춤한 이름인데 모국 고유의 문화를 가장 잘 지키고 아껴야 할 국가 기관이 자꾸 이런 식으로 이름을 지어야만 하는가.
국악 음반 상당수가 이 음반처럼 국가 기관이 주도하여 제작한 비매품이고 이런 비매품은 발행 직후에도 구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국가 기관이 제작한 이런 비매품 초특급 희귀반의 제작비 사용 사유는 대부분 국악을 보존하고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다. 제작 당대에도 수많은 국악 애호가·학자들에게 원성을 듣고 있는 이런 비매품은 훗날 새로 생겨나는 국악 애호가·학자 등에게 엄청난 고통과 비난을 유발시킬 것이다. 구하기도, 듣기도 어렵게 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원망을 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매품이 끊임없이 제작되는 까닭은 대부분 행정 편의 주의 때문이다. 이왕 만드는 거 저작권 문제 해결과 회계 업무 정도만 덧붙이면, 담당자가 노력하면 비매품이 아니라 국내외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판매용 음반으로 탄생할 수 있다. 일본, 프랑스, 미국 등 외국 회사가 한국 전통음악 음반을 만들어 전세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판매를 하고 있고 한국에서 그러한 한국 전통음악 음반을 수입하기도 한다. 국내 사기업도 열심히 자비를 들여 국악 음반을 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기관이 국고를 지원받으면서도 행정 편의 주의 때문에 꼭 비매품 음반을 자꾸만 양산해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국악인들과 사기업이 애써서 만든 판매용 국악 음반이 유통되는 건강한 시장에 국가 기관이 국악 음반 비매품을 무료로 배포하여 시장을 교란시키고 황폐화시키기까지 해야만 하는가. 구입을 하고 싶다고 해도 안판다고 하는 것보다는 일단 판매용으로 만들고 나서 국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학교 등에 보급하는 것은 그 일부를 무료로 나누어 줄 수가 있겠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말의 배려가 없이 비매품으로 만드는 것은 본질에서 어긋나는 일이라 하겠다.
본 음반에는 해설서가 따로 내장되어 있지 않고 곡목 순서, 음악가들 이름이 본 음반 표지 어디에도 명시가 안되어 있다. 음반을 재생시켜 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표지에 자세히 표시해 주는 것은 음반 제작의 기본이다. 이렇게 국가에서 지원한 악단의 전체 추진 실적이 가장 총체적으로 집약된 음반 제작에 있어 기본 조차 갖추지 못한 것은 추진단이 이러한 일을 감당해낼 만한 역량과 경험이 미약하다는 걸 드러내는 점이고 결과적으로 부실한 국책 사업물이라고 평가된다. 본 음반 사용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건 누가 음반을 제작했나 하는 것보다 누가, 어떤 연주를 했나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 음반은 몇 년 전부터 국악계에서 국가 기관들이 남용하고 있는 외래어 문제, 거금의 국가 예산을 집행하면서 자꾸 비매품으로 음반을 제작하는 문제, 전문성이 결여된 무성의한 국책 사업 음반 제조 문제를 가장 종합적으로 두루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음반물이다.
[DVD 1] Sing Together, Think Asia
ASEAN-Korea Traditional Orchestra
Running Time 47:40
언어: 한국어·영어·중국어·Malay·베트남어.
[DVD 2] Perform Arts
ASEAN-Korea Traditional Orchestra Concert
Running Time 82:38
언어: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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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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