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백악지장(百樂之丈) 거문고
과시용 연주 도구가 아니었다, 목숨처럼 아낀 사람들 많았다, 예로부터 모든 악기 중 으뜸이라 하였다, 지구상 유일의 음색, 쾌동쾌동... 거문고!
과거 북한서 국악기를 대대적으로 변형할 때 거문고만은 못바꿨다 하는데 이는 독특한 음색이라는 점, 백악지장으로 특히 아껴온 전통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라 하겠다.
흔히 언급되는 북한서 퇴출된 악기라기보다는 거문고 자체가 본래 과시용 악기가 아니라 현대 대형 무대화가 안된 것이라 하겠다. 본시 큰 무대용 악기가 아니고 수양 성격이 강한 악기라 아마 그런 결과가 된 것이라 하겠다.
변형하려면 바꿀 수도 있었던 악기라 본다. 하여 남한서 각종 변형 거문고가 나온 것이며 북한서 거문고가 아예 연주 안된 건 아니고 거문고 신작곡, 연주 음반도 나왔다.
여러 일화, 글, 그림, 악보 등을 보게 되면 선조들이 거문고를 얼마나 최고의 악기로 여기고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찻사발, 전통색, 나전칠기, 인삼.. 한국보다 일본 더 연구하고 아껴 이름도 일어화하고 일본 제품화!
이제는 한국에선 위축되고 있는 거문고에 일본인들이 눈을 떠서 오타쿠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장차 거문고의 각종 용어가 술대 대신 큇대.. 연주법도 마세이, 시네루, 시끼, 오마와시, 우라, 오시, 기리까에시, 야시, 가라꾸, 겐뻬이, 겐세이로 세계 통용화 될지도...(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 상기 사진속 인물들: 왼쪽부터 차례로 거문고산조 명인 백락준ㆍ신쾌동ㆍ한갑득 모습.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 다음은 현대 녹음기보다 더 녹음을 잘해 놓은 것 같은 옛 거문고 관련 기록 글들 모음.
하늘의 밝은 해가 참 마음 드러내니, 만 리의 맑은 바람 거문고를 타는구나. 생사 열반이 본시 꿈이려니, 산은 높고 바다는 넓어 서로 침범하지 않네.(일타 대종사)
잔월(殘月)도 서쪽으로 진 뒤에, 오랜 거문고 타기를 비로소 쉬네. 밝고 소란함과 어둡고 적막함이 섞이니, 이 속의 오묘함이 어떠하냐.(서경덕)
거문고 타자 하니 손이 아파 어렵거늘, 북쪽 창밖 소나무 그늘에 줄을 얹어 걸어두니, 바람에 절로 우는 소리 이것이야말로 듣기 좋도다.(송계연월옹)
초당에 일이 없어 거문고를 베고 누워, 태평성대를 꿈에나 보려터니, 문전에 수성어적數聲漁笛이 잠든 나를 깨워라.(유성원)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요, 마음으로 듣는 것이니, 그것이 그대의 바람이거늘, 내 어찌 거문고를 귀로 들으리.
소리를 통해 듣는 것은 소리 없음에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며, 형체를 통해 즐기는 것은 형체 없음에서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형체가 없음에서 즐기므로 그 오묘함을 체득하게 되며, 소리 없음에서 그것을 들음으로써 그 미묘함을 체득하게 된다.(서경덕)
황진이는 성품이 소탈하여 남자와 같았으며 거문고를 잘 타고 노래를 잘했다. 평생에 화담 서경덕을 사모하여 꼭 거문고를 메고 술을 걸러 화담의 거처에 가서 한껏 있다 돌아오곤 했다.(허균-성옹지소록)
바위로 집을 삼고 폭포로 술을 빚어, 송풍松風은 거문고 되고 조성鳥聲이 노래로다. 아이야 술 부어라 여산동취與山同醉 하리로다.(장현광)
석상의 벽오동은 오현금 복판이 되어 대순슬상 비껴 앉어 시르렁 둥덩실 섞어 탈 제 봉황도 춤을 추니 그 나무 팔자는 어떠허며...(판소리 적벽가 <장승타령> 중에서)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황진이)
오동나무 가지로구나 봉학이 앉아 춤을 추고, 젓대 소리는 떼떼루떼, 거문고 소리는 스리렁둥덩...(가무악 명인 김수악 <구음> 중에서)
항상 줄 없는 거문고를 어루만지니, 도연명 시 또한 이와 같구나. 지극한 음률은 본디 소리가 없나니, 어찌 힘써 거문고 줄에 손을 얹을까. 지극한 말은 본래 수식이 없나니, 어찌 꾸밈을 일삼아 말을 허비하리오.(이규보)
오래 전에 썩어 넘어진 오동나무.. 보잘 것 없어 보일지라도 백 년 뒤에 값 비싼 귀한 거문고 재료가 될 수도 있다..
|
| 2010-05-05 |
|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