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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 지원금 문제, 쏟아지는 비매품, 한국문화예술계 현실(201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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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지원금 문제, 쏟아지는 비매품, 한국문화예술계 현실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은 문화예술 단체와 예술가들에게 지난 4년간 지원금을 집행한 통장사본·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요구해 최근 물의를 빚고 있다.
자료 수집의 달인도 아니고 행정 전문가도 아닌 예술가들에게 그러한 4년치 분량의 막대한 서류를 이제 와서 갑자기 요구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
몇 년째 계속 문제를 일으켜 언론에 줄곧 화제가 되고 있는 문화예술 관계 위원회가 이번에도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아마도 지금 수많은 단체와 예술가들이 이 삼복 더위와 고사 직전인 요즘 예술계 상황 속에서 1달간 그 증빙서류 준비하느라 사상초유의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국악음반박물관은 4년 전부터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겨우 약간 지원받고 그후 한가지 간단한 사안을 가지고 수 년간 각종 서류 제출하느라 업무가 마비되어 지원 신청을 예전에 단념한 것이다.
근래 문화예술계는 거의 대부분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이러한 기현상에 따른 후유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과 긴밀하게 호흡하지 못하고 지원금에 좌지우지되며 명맥을 근근히 유지하는 문화예술계의 체력 상태, 그리고 산더미 같은 서류 제출하다 볼 일 못보는 행정 풍조로 차츰 더 고립될 수밖에 없다.
단일 사안에 대해 인맥으로 여러 기관에서 중복 지원해 주는 사례가 많고(이것은 본래 엄격히 금하는 것이 지원세계의 진리) 반면 한국에서 지원 못받고 어렵게 작품 만들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사례도 많다. 지원 절차·평가 체계가 옹색하기 짝이 없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문화예술 단체나 예술가가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서는 잠깐 생존은 가능하지만 결국 자기다운 작품을 오래할 수가 없다. 악조건이지만 자체 생존력을 길러야만 한다.
다만 지원금 받은 상당수 졸작들이 국내외에서 제발 한국문화예술 수준 하락시키는 망신스러운 행위만은 좀 안하길 바란다.
어릴 때 미래공상과학 영화 등을 보면 2010년 쯤엔 굉장히 문명이 발달되고 합리적인 세상이 되리라 기대했다. 공영방송이 최근에도 조선을 비하하여 '조선 근대화' 등의 표현을 종종 사용하는데 조선시대가 결코 지금보다 낙후했던 시절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한국문화예술계 현실]
국보급 일부 원로국악인들 자료 국내 국립기관에 수용 안되고 미국에 기증~
반면에 자료는 거의 없지만 공공자료관 일단 건축하고 보는 국내 사례 증가!
최근 국내 대형북 1개 만드는데 공금 2억3000만원, 도시축전 1회에 1400억원 투입~
기획 도용, 불법 집행, 공짜표 도배, 관객수 통계조작, 자료관리 엉망, 예산 낭비심한 J세계축제 작년에 이어 도움달라 어제 또 연락왔는데 어떻게 좋게 거절해야 건강에 지장이 없을까 쩝..
[정부 지원금으로 만든 국악 음반 비매품 실태]
* 국악 음반 상당수는 폐쇄적인 비매품이고 이는 발행 당시도 구하기가 어렵다. 국악계가 점차 음악, 음반을 만들면서 대중의 박수, 판매에는 뜻이 없고 직책있는 관계자들끼리 나눠 갖고 자축하는 데만 의미를 두는 추세인 듯해 안타깝다.
* 지금까지 비매품으로 제작된 국악 CD가 700여종이고 작년에만 50여종의 비매품 국악 음반이 나왔다. 끊임없이 비판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국가 기관들이 중심이 되어 제작하는 각종 비매품 국악 음반들이 대거 줄을 서있다.
* 국악 비매품 음반이 국악 관계 국가 기관에서 많이 발행되는데 주된 이유는 공무 행정 편의주의 때문이다. 안팔고 수익금 안받고 무료로 다 배포하고나서 신경 안쓰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이런 비매품 음반의 체계적인 배포 흔적도 없다.
* 국가 기관에서 국악 음반을 판매용으로 내는 것이 아주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오로지 공무 행정상 연주자, 음반회사와 저작권 계약하는 것도 번거롭고 판매가 되어 이윤이 발생하여 돈이 입금되는 것도 불편하게 여기는 것이다.
* 국악 관계 국가 기관의 관행상 1년 내에 모든 예산은 무조건 다 써야 다음해에 삭감이 안된다는 전통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기간 내에 서둘러 만들다 보니 저작권 법률 등 신경쓸 겨를이 없어서 판매용으로 미처 만들지 못하기도 한다.
* 국악 관계 국가 기관이 제작한 음반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수익이 발생하여 세금 절약되고 좋겠다고 대다수 사람은 생각하지만 해당 기관은 그런 꿈 같은 일을 원치 않는다. 후원금 준다 해도 그 돈 받으면 예산 삭감된다고 안받았던 실정. 이 문제점 지적하니까 최근에 국립국악기관이 형식적으로 후원금을 받는다고 선언. 하지만 이거 적극적으로 뛰어다닐 성의있는 인력도 없고 공무 특성상 반짝 언론용으로 발표한 것이지 얼마 못간다.
* 국악 관계 국가 기관이 국악 비매품 음반을 계속 제작하는 흐름은 외국 기업이 오래전부터 한국 전통음악을 적극적으로 상품화하여 한국과 전세계 시장에 열심히 판매를 하고 있는 것과는 많이 대조가 된다.
* 오랫동안 생활고에 시달리며 어렵게 전통음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국악인이 아직 많은 실정인데 국가 기관이 앞장서서 국악을 공짜 음악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 국악인이나 국악 애호가, 기업들이 자비를 들여 초인적으로 노력하여 국악 음반 상품을 개발하면 국가 기관이 세금을 가지고 유사한 국악 음반을 비매품으로 만들어 대량 무료 배포하기 때문에 국악 시장이 더욱 황폐화되고 있다.
* 국악 공연장에 돈 주고 예매하고 갔다가 공짜표가 허공을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면 바보되는 기분이고 무료로 대량 배포되는 국가 기관 제작의 각종 비매품 국악 음반이 범람하는 걸 알게 되면 국악 음반 사는 사람 별로 없다. 얼마전에 국립국악기관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밝힌 국악 공짜표 초대권 비율이 드러난 것만 48%이고 실제는 훨씬 더 많이 무료로 배포되었을 것이다.
* 이미 나왔던 국악 음반을 자꾸 중복해서 비매품으로 재발행하는 경우도 많다. 시중에 이미 많이 배포되어 있고 과잉 생산할 필요가 없는데도 국악학자의 경력과 과시를 위해 연구 대상 음원이 비매품 음반으로 중복 제작되기도 한다.
* CD 6장은 비매품이라 하고 432쪽 서적 1권이 10만원이라 표시하여 이 모든 걸 한 묶음으로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국악인의 권익을 보호해 주어야할 교수가 비매품으로 위장하여 연구대상 국악 거장들의 음원을 무단 사용한 것.
* 올해도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국악 관계 축제를 비롯해 공짜 국악 공연이 많이 열린다. 이는 국악을 살리는 길이라기보다는 고생끝에 성공한 맛집옆에 국비로 비슷한 음식 무료 급식소를 차려 망하게 하는 것과 같은 역풍이 더 크다.
* 국악기 값은 나날이 치솟아 1000만원 넘는 가야금도 나왔는데 국악 음반과 공연 입장권은 점차 값이 낮아져 대거 무료를 향해 가고 있다. 세상에 공짜 있냐 하지만 국악계엔 너무 많다. 0원에 중독되면 10원 꺼내기 어려운 법.
* 국악을 연마하고 작품으로 이루어내는 사람이 치루어야 할 노력과 비용은 갈수록 커져만 가는데 노력의 결과물은 상당수가 무료로 공급되다니 그럼 그 하늘과 땅 차이의 손실은 무엇으로 충당이 되는 것일까.
* 국악 비매품으로 인한 제작비와 손실은 상당 부분 국민의 혈세로 형성된 국비 지원금과 국악을 전공하는 어린 학생들의 막대한 사교육비로 채워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혜택은 일부 국악 관계자와 특정 회사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
[상기 음반자료 설명]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CD음반 관리번호 MICD-4776~4777
World Music of Korea - into the light
Classical & Contemporary Traditional Music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국악방송 WHYN-081020-01~02(2CD), 2008년 비매품 한정판 제작. 기존에 제작된 여러 음반에서 발췌하여 재편집 제작한 것. 표지 사진 촬영:배병우. Traditional excerpt CD1-1,2,3,4,5,6,7,8,9,11 CD2-8. 해설지가 따로 없고 더블 자켓 안쪽 2면에 연주자와 곡목 순서, 음원 제작사가 영문으로 기록되어 있음. 2008년 10월 29일~11월 2일 스페인 세비아에서 열린 워맥스(월드뮤직 엑스포) 참가, 해외 홍보용 제작 음반.
이 음반은 한국 음악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홍보용으로 만든 것인데 인쇄물 등을 보면 한국 음악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설명 글 등이 거의 없다. 이런 음반을 통해 각 음원의 해외 수출을 도우려면 원천 음반의 제품번호라든지 각 음원의 정보를 우선 잘 기록해 주어야 하는데 해설지에 그런 정보가 제대로 기록이 안되어 있다. 국가 예산을 가지고 이런 음반을 만들 때는 해설, 선곡, 음원 정보 기록을 비롯해서 성의껏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가끔 불가피하게 비매품 무료 배포 음반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국악 음반 분야의 경우, 특히 국립 국악 관계 기관이 제작하는 국악 음반 상당수가 무료로 배포하는 비매품 음반이다. 국립 국악 관계 기관이 제작하여 무료로 배포하는 비매품 국악 음반이 지나치게 너무 많다. 외국 기업이 한국의 정통 민족음악 음반을 주로 제작하는 반면에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국악 음반이나 공연은 그 반대로 본 음반에서처럼 퓨전국악, 신작국악의 비중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끊임없이 비판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2009년에도, 2010년에도 국가 기관들이 무료로 대량 배포할 각종 비매품 국악 음반들이 대거 줄을 서있다. 이런 상황에다가 설상가상으로 근래에는 국가 기관이 특정 영리 음반회사에 국비 거금의 후원금을 주어 국악 음반을 제작토록 하여 국악 음반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다. 억대 후원금을 받은 회사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열심히 투자하고 있었는데 그 분야에서 손을 떼라는 거밖에 안된다. 그리고 본 음반에서처럼 국가 기관이 국비를 들여 국악인이나 사기업의 음원 판매 촉진을 위해 홍보해 주는 음반물을 만들면서 음반에 수록된 음원의 선정이 인적 관계와 일부 회사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도 큰 문제점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국악 음반을 오랫동안 열심히 제작해 온 여타 회사들의 음원도 형평성에 맞게 골고루 수록되어 소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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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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