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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 불륜 뉴스를 보고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장)
옛 서당, 천대받은 기생 권번도 지금의 웬만한 학교보다 엄격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행했다.
국악인·대장장이 등이 높은 대우는 못받아도 세계 최고 기예를 지녔었다.
1세기 넘게 이땅에 군림한 미국식·일본식 학교는 한국전통사회 교육 수준을 상당 부분 능가하지 못했다.
오늘 모 교사와 제자의 불륜 뉴스를 보고 종일 씁쓸하다.
며칠전에는 교수와 제자가 석사논문 통과를 약속하는 조건으로 동침했다가 신고받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좋은 스승·명인·명장도 많고 세계적인 정신문화예술도 많은데 국영수 위주 일본식 입시·서구화로 찬란한 한국 문화가 변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늘날 석박사 등의 논문 쓰기 위한 자료 구한다고 찾아오는 수많은 교수, 학생들을 대하고 있노라면 초등학교 때 기본으로 익혀야 될 상식, 교양, 인성 교육을 상당수 학교에서 잘 가르치지 않는 듯 보인다.
이 사회가 오로지 명문대 간판과 출세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바빠서 못가니까 자료 복사해서 파일을 이메일로 넣으라고 하는 경우, 빚 받으러 오듯이 자료 내놓으라는 식으로 오는 경우, 본인이 직접 안오고 제자에게 자료 구해 오는 걸 숙제로 내주고 달라 하는 경우 등등.. 특히 배씨 일행.
자료를 제공했는데 논문에 출처 표시도 하지 않고 논문을 주지도 않고 연락 두절되는 경우가 90% 이상.
석박사 수준의 논문에 임하게 하려면 제자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범절, 염치, 양심, 교양, 상식을 우선 지도하고 쓰게 했으면 좋겠다.
국영수, 학점, 학위만 중시하고 사회 현장에 나와선 새로 거의 다시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대학을 나와도 대부분 전문성이 약한 상태이다.
직업 목표나 인생의 방향이 다양하지 못하고 대다수가 천편일률적으로 대학만 목표로 하고 실질 능력보다는 간판, 겉장식에 치중하는 사회.
그런 광적인 교육열에 비해서 대학의 수준은 전세계에서 낮은 쪽에 속하는 나라.
일류대를 나와도 공정하게 취업 경쟁을 하지 못하고 상당수는 백수가 되어야 하는 나라.
대학 공부로도 세계적으로 뒤쳐지고 또한 일찍부터 여러 분야에 포진되어 각자의 전문성을 키워가는 세계의 젊은이들과 공부 외의 분야도 경쟁이 되지 못하는 나라.
이런 풍조로 인해 오늘날 간단한 무슨 일을 보더라도 곳곳에 제대로 된 전문가가 드물어서 불편하고 답답할 때가 종종 있다.
세계에서 인정받은 악기를 만드는 명장보다 한국에서는 그분에 대한 논문을 쓰는 이가 사회적으로 더 대우받는 현실.
명장보다 잘 모르는 학자가 더 전문가 행세한 결과, 한 대장간에 4~11명이 필수인원인데 1명만 인간문화재로 지정. 단체작업을 원맨쇼로 만든 개그도 있다.
문을 중시하는 사회..
국악 입시에서도 실기보다 국영수 점수를 더 중시하는 현실..
지금 국악 실기인들 상당수가 때아닌 논문 쓰기 열풍이 일어나 실기 실력 줄어들고 논문에 매달려 골치 아파하고 있는 상황..
국악의 세계화 작업은 누가 해야 하는가. 명인들은 기록도 제대로 안된 채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있고..
교육계를 황폐화 시키는 친일 잔재 청산이 우선 추진되어야 한다.
모든 직업을 존중하는 풍토 조성도 절실하다.
그리고 교육 현장의 밑바탕에 홍익인간 정신, 인성, 양심, 도덕, 교양을 기본으로 두고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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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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