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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음반박물관에서 느껴보는 삶 & 풍류(317) 네모 반듯한 삶
지붕에서 눈이 녹아 우두둑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다시 새들이 날아들어 청명하게 지저귀고 있다..
땅이 협소하고 주변 국가들과 극심한 영토 분쟁을 겪고 있고 대학살을 당해 인구도 적은 나라.
고유의 문화를 목숨처럼 지켜 나가는 음악 강대국 아르메니아.
음반 제작을 위한 출장을 앞두고 아르메니아어 공부에 몰입하고 있다.
최근 나온 100여장짜리 국악 DVD 전집 구입하려고 제작한 방송국에 주문했는데 품절이라 해서 수소문하여 담당 PD에게 전화 했더니 안품절이고 판매 직원이 따로 있다 하며 소개해준 휴대폰으로 연락했는데 통화가 안된다.
국악 음반은 이런 경우가 무지 많다.
자식에게 대물림하고 싶은 직업 4위, 직업 만족도 8위가 국악인이라 한다.
문제는 국악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일자리가 극히 적다는 것이다.
학교 졸업하면 국악을 거의 작파한다.
최근 대중음악 방송 영향 등으로 정원 미달되는 국악과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악음반박물관을 방문한 한국·중국·일본 전통노래극을 비교 연구하는 일본 음악학자 왈,
중국·일본 전통노래극의 미약한 전승 실태에 비하면 한국 판소리는 부러운 수준이라 한다.
외국에서 온 음악학자들이 옛 판소리 여성 명창들의 생애에 대해 물었다.
동편제 인간문화재 박모 명창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이야기하다 나도 통역사도 질문자도 모두 울먹였다.
부친이 기생권번에 팔았고 가엾게 여긴 손님에 의해 구출됐다가 다시 부친에 의해 권번에 팔려갔다.
가족 생계를 모두 책임져야 했던 소녀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으나 죽어지지 않았다.
참기름만 먹으며 하루 20시간 소리 질러 득음하고 명창이 된 동편제 거장.
벽절에 들어가 10년간 판소리 수련을 하는데 밤에 졸음이 오면 상투에 끈을 달아 천정에 매고 하였다.
가세가 적빈하여 의식에 궁박하므로 거의 사승에게 걸식하였고 의관이 없어서 반나체로 출입하기를 항다반하였다. 조선 전기 8명창 염계달.
100여년전 초창기 친일파는 국악을 좋아하는 이가 많았다.
당시는 국악이 대중음악이었기에 대부분의 한국인이 국악을 향유했던 것이다.
나라를 팔아 넘긴 친일파 조차도.
1960년대 전축용 네모난 엽서 음반, 이렇게 온몸으로 말하는 것 같다.
왜 세상을 꼭 둥글둥글하게 살아야만 하나, 네모 반듯하게 사는 것도 괜찮아~
어제 저녁 어느 조각가로부터 연락이 왔다. 좋아하는 요절한 모 명창의 춘향가 완창 녹음을 구해서 그 소리를 조각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머나먼 타국에서 동포를 만난듯이 전화를 부둥켜 잡고 신명나게 대화를 나눴다.
방금 꿈에 그 조각 전시회를 갔었다..
(2013년 2월 26일~3월 9일 국악음반박물관 트위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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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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